연말정산 시즌인 2월과 3월은 회계 담당자들에게 있어 가장 분주하고 예민한 시기입니다. 단순히 급여 계산을 넘어, 국세청 간소화 자료를 취합하고 세액을 확정한 뒤, 이를 회계 장부에 정확히 반영하는 '분개(Journal Entry)' 과정은 실무자들에게 깊은 고민을 안겨주곤 합니다. 특히 환급액을 바로 지급하지 않고 다음 달 소득세에서 차감하거나, 징수 세액이 커서 분납을 해야 하는 경우, 장부상 예수금 잔액이 맞지 않아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은 10년 이상의 회계 실무 및 세무 조정 경험을 바탕으로, 연말정산 분개의 기본 원리부터 특수 상황(분납, 차감 조정, 중도퇴사)까지 완벽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더 이상 예수금 계정을 보며 한숨 쉬지 않도록, 여러분의 야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드리겠습니다.
연말정산 분개의 핵심 원리: 예수금의 정리
연말정산 분개는 결국 1년간 임시로 쌓아둔 '예수금' 계정을 실제 확정된 세액과 맞추는 과정입니다.
연말정산의 본질은 간단합니다. 매월 급여 지급 시 간이세액표에 따라 원천징수한 세액(기납부세액)과, 1년간의 총소득을 확정한 후 계산된 실제 세액(결정세액)을 비교하여 정산하는 것입니다. 회계적으로는 부채 계정인 예수금을 조정하는 절차입니다.
1. 예수금 계정의 성격 이해
예수금(Withholdings)은 회사가 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할 때, 직원 대신 납부하기 위해 미리 떼어놓은 돈입니다. 회사의 수익이 아니며, 잠시 보관했다가 국세청이나 4대 보험 공단에 납부해야 할 '유동부채'입니다.
연말정산 분개의 핵심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예수금 잔액 검증: 장부상 예수금 잔액이 실제 납부해야 할 세액과 일치하는지 확인합니다.
- 채권/채무 확정: 환급이 발생하면 직원에게 줄 돈(미지급금) 또는 국세청에서 받을 돈(미수금)으로, 징수가 발생하면 직원에게 받을 돈(미수금) 또는 국세청에 낼 돈(예수금)으로 처리합니다.
2. 결정세액과 기납부세액의 관계식
분개 전, 반드시 아래 공식을 통해 정산 세액을 확정해야 합니다.
- 차감징수세액 < 0 (음수): 환급(Refund). 직원이 세금을 더 냈으니 돌려줘야 합니다.
- 차감징수세액 > 0 (양수): 징수(Collection). 직원이 세금을 덜 냈으니 더 걷어야 합니다.
전문가의 Tip: 많은 실무자가 '지방소득세(구 주민세)'를 간과합니다. 소득세의 10%에 해당하는 지방소득세도 반드시 별도로 분개해야 합니다. 소득세는 세무서 관할, 지방소득세는 구청(시청) 관할이므로 납부 및 환급 경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황별 연말정산 분개 시나리오 1: 환급(Refund) 발생 시
환급이 발생했다는 것은 회사가 직원에게 돈을 돌려줘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때 처리 방법은 '현금 직접 지급'과 '차기 납부세액 차감' 두 가지로 나뉩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자금 부담을 줄이고 행정 편의를 위해 국세청에 환급 신청을 하지 않고, 2월분(또는 3월분) 급여의 원천세에서 차감하는 방식을 택합니다.
1. 급여 지급 시 환급금을 포함하여 지급하는 경우
가장 직관적인 방법입니다. 직원의 2월 급여에 연말정산 환급금을 더해서 이체해 줍니다.
[상황 가정]
- 2월 급여: 3,000,000원
- 2월 귀속 소득세(예수금): 50,000원 (원래 떼어야 할 돈)
- 연말정산 환급금: 200,000원 (돌려줘야 할 돈)
- 실제 지급액: 3,000,000 - 50,000 + 200,000 = 3,150,000원 (4대 보험 제외 가정)
[분개 예시]
Copy(차변) 급여 3,000,000 / (대변) 보통예금 3,150,000
(차변) 예수금(연말정산) 200,000 / (대변) 예수금(당월소득세) 50,000
- 해설:
예수금(연말정산)차변 200,000원: 회사 입장에서 국세청에 납부할 예수금이 줄어드는 효과(부채의 감소) 또는 국세청에서 받아야 할 돈을 직원에게 미리 준 것입니다. 실무적으로는 이 금액만큼 앞으로 낼 예수금에서 까나가는(상계하는) 방식을 씁니다.- 만약 국세청에서 환급금을 현금으로 입금 받기로 했다면, 위 분개 후 국세청 입금 시
(차) 보통예금 / (대) 예수금으로 처리하면 됩니다.
2. 납부할 세액에서 차감 조정하는 경우 (조정환급)
이 부분이 실무자들이 가장 많이 질문하는 영역입니다. 환급금이 발생했지만 당장 직원에게 주지 않고, 앞으로 매달 내야 할 소득세 안 내고 버티기(?)를 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회계 원칙상, 직원에게는 환급금을 즉시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며, 회사는 그 돈을 국세청에 납부할 돈에서 차감하여 회수하는 구조를 가져야 합니다. 즉, 회사는 자기 돈으로 먼저 직원에게 환급해주고(대지급), 나중에 나라에 낼 세금을 안 내는 것입니다.
[고급 실무 Tip: 환급신청 vs 조정환급]
- 환급신청: 연말정산 환급액이 너무 커서(예: 1억 원), 향후 3~4개월치 원천세로도 상계가 안 될 것 같으면 관할 세무서에 환급 신청을 하여 현금으로 받는 것이 현금 흐름상 유리합니다.
- 조정환급: 환급액이 적당하여 1~2달 내 소득세 납부액으로 상계 처리가 가능하면 별도 신청 없이 원천징수이행상황신고서상 '조정환급세액'으로 관리합니다.
상황별 연말정산 분개 시나리오 2: 추가 납부(징수) 및 분납
추가 납부 세액이 발생하면 회사는 직원 급여에서 해당 금액을 떼어(징수) 세무서에 납부해야 합니다. 금액이 클 경우 '분납'이 가능합니다.
1. 일시 납부 (추가 납부액 10만 원 이하)
추가로 낼 세금이 10만 원 이하라면 2월 급여 지급 시 한 번에 징수합니다.
[분개 예시]
- 추가 징수액: 80,000원
- 당월 소득세: 50,000원
Copy(차변) 급여 3,000,000 / (대변) 보통예금 2,870,000
/ (대변) 예수금(당월) 50,000
/ (대변) 예수금(연말정산) 80,000
- 해설: 대변에 예수금이 총 130,000원 쌓입니다. 다음 달 10일에 이 금액을 국세청에 납부하면
(차) 예수금 130,000 / (대) 보통예금 130,000으로 깔끔하게 정리됩니다.
2. 분납 신청 시 (추가 납부액 10만 원 초과)
소득세법에 따라 추가 납부 세액이 10만 원을 초과하면 2월분부터 4월분까지 3개월간 나누어 징수 및 납부할 수 있습니다. (지방소득세도 동일하게 분납 가능)
[분개 처리의 핵심: 미수금 계정 활용] 분납의 경우, 회계 처리가 복잡해집니다. 확정된 세액 전체를 먼저 인식하고, 직원에게 받을 돈을 미수금으로 잡아두는 것이 관리상 명확합니다.
[상황 가정]
- 연말정산 추가 납부액: 300,000원 (10만 원씩 3회 분납)
- 2월 급여 지급일
[1단계: 연말정산 결과 확정 시 (2월 말)] 먼저 연말정산 결과를 장부에 반영합니다. (직원에게 받을 돈 확정)
Copy(차변) 미수금(직원분) 300,000 / (대변) 예수금(연말정산) 300,000
- 이렇게 하면 대변에 국세청에 낼 부채 30만 원이 잡히고, 차변에 직원에게 받을 자산 30만 원이 잡힙니다.
[2단계: 2월 급여 지급 시 (1차 분납 징수)]
Copy(차변) 급여 3,000,000 / (대변) 보통예금 2,850,000
/ (대변) 예수금(당월) 50,000
/ (대변) 미수금(직원분) 100,000
- 해설: 급여에서 10만 원을 떼는데, 이를 다시 예수금으로 잡는 게 아니라 아까 잡아둔
미수금을 없애는 것입니다. - 납부: 다음 달 10일에 당월분(50,000) + 분납 1차분(100,000) = 150,000원을 납부합니다. 이때 차변에는 1단계에서 잡아둔
예수금(연말정산)중 100,000원과예수금(당월)50,000원이 옵니다.
[3단계: 3월, 4월 급여 지급 시] 2단계와 동일하게 미수금을 10만 원씩 대변으로 보내 없애줍니다.
상황별 연말정산 분개 시나리오 3: 중도 퇴사자 정산
중도 퇴사자는 퇴직하는 달의 급여를 지급할 때 연말정산을 즉시 수행해야 합니다. 2월까지 기다리지 않습니다.
중도 퇴사자의 경우 대부분 환급이 발생합니다(공제 항목을 다 채우지 못하고 나가기 때문). 하지만 12월 말까지 근무하지 않았으므로 신용카드, 의료비 등은 공제받지 못하고 기본공제 정도만 적용된 약식 연말정산이 이루어집니다.
[프로세스]
- 퇴사일 기준으로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작성 (중도퇴사자용).
- 결정세액 계산 -> 차감징수세액 도출.
- 마지막 급여 지급 시 해당 세액을 정산하여 지급.
[분개 예시 - 환급 발생 시]
- 퇴직자 마지막 급여: 2,000,000원
- 중도 정산 환급금: 50,000원
Copy(차변) 급여 2,000,000 / (대변) 보통예금 2,050,000
(차변) 예수금(중도정산) 50,000
- 해설:
예수금(중도정산)차변 50,000원은 회사가 미리 내놓은(또는 낼 돈에서 깔) 돈입니다. 원천징수이행상황신고서 제출 시 '중도퇴사자' 란에 기재하여 납부 세액에서 차감받습니다.
심화: 납부할 세금이 '0원'일 때의 대체 분개 (Offsetting)
많은 실무자가 헷갈려 하는 부분입니다. "연말정산 환급액이 커서 이번 달 낼 세금이 없어요. 통장에서 나간 돈이 없는데 분개를 어떻게 하죠?"
통장에서 돈이 나가지 않아도, 부채와 부채를 상계(Offset)하는 분개가 필요합니다. 이를 누락하면 장부상 예수금은 계속 쌓이고, 국세청에서 돌려받을 미수금도 계속 쌓여 장부가 지저분해집니다.
[상황]
- 2월 당월분 예수금(내야 할 돈): 100,000원
- 연말정산 환급금 잔액(받을 돈): 500,000원
- 결과: 이번 달 납부세액 0원, 환급 잔액 400,000원으로 이월.
[분개 처리]
Copy(차변) 예수금(당월분) 100,000 / (대변) 예수금(연말정산) 100,000
또는 미수금 계정을 사용 중이라면:
Copy(차변) 예수금(당월분) 100,000 / (대변) 미수금(환급신청액) 100,000
- 원리:
예수금(당월분)은 대변에 쌓여있던 부채입니다. 이를 차변으로 가져와서 없앱니다(납부한 효과).- 대변에는
예수금(연말정산)이라는, 회사 입장에서 '마이너스 부채(자산 성격)'를 줄여줍니다. 즉, 국세청에서 받을 돈을 10만 원어치 쓴 셈입니다.
- 이 분개를 매달 반복하여 환급금이 0원이 될 때까지 진행합니다.
[핵심 주제] 관련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연말정산 환급이 나와서 따로 환급 신청하지 않고, 다음 달 납부세액에서 차감하려고 합니다. 이에 대한 분개는 어떻게 하나요?
A. 가장 일반적인 경우입니다. 먼저 급여 지급 시 직원에게는 회사의 자금으로 환급금을 선지급합니다(차변: 예수금 / 대변: 보통예금). 그 후, 매월 10일 세금 납부 시점에 '납부할 세금(예수금)'과 '미환급된 세금(미수금 성격의 예수금)'을 상계 처리합니다. 즉, (차) 예수금(당월분) / (대) 예수금(연말정산환급분) 분개를 통해 실제 현금 유출 없이 부채를 감소시킵니다. 원천징수이행상황신고서상에서도 '전월미환급세액'이 당월 납부세액을 갉아먹으며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Q2. 소득세와 지방소득세는 납부처가 다른데, 연말정산 분개 시 합쳐서 처리해도 되나요?
A. 절대 권장하지 않습니다. 소득세는 국세(세무서), 지방소득세는 지방세(구청/시청)로 귀속처가 다르고, 환급 절차나 시기도 미묘하게 다릅니다. 특히 지방소득세 환급은 소득세 환급이 확정된 후 별도로 구청에 신청해야 환급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계정 과목을 예수금-소득세, 예수금-지방소득세로 구분하여 관리하거나, 적요(Description)란에 명확히 구분하여 기재해야 나중에 잔액 불일치 원인을 찾기 쉽습니다.
Q3. 연말정산 분납을 신청했습니다. 회계 프로그램에서 자동으로 분개해주나요?
A. 대부분의 회계/급여 프로그램(더존, 세무사랑 등)은 급여대장 작성 시 분납 설정을 하면 급여 명세서에는 반영되지만, 회계 전표(일반전표)까지 자동으로 완벽하게 3개월치로 나누어 넘어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연말정산 확정 시점에 전체 추가 납부액을 미수금으로 잡아두고, 매월 급여 지급 시마다 수동으로 또는 급여 전표 연동 시 미수금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수정 분개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자동 분개만 믿었다가 예수금 잔액이 꼬일 수 있습니다.
Q4. 중도퇴사자 연말정산 시 마이너스(-) 영수증이 나왔는데 환급을 안 해줘도 되나요?
A. 안 됩니다. 법적으로 반드시 지급해야 합니다.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상 차감징수세액이 마이너스(-)라면, 그 금액만큼 퇴직자에게 급여와 함께 이체해 주어야 합니다. 만약 회사가 이를 지급하지 않으면 임금 체불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회사는 이 금액을 다음 달 원천세 신고 시 조정환급 받으면 되므로 금전적 손해는 없습니다.
결론: 정확한 분개는 회사의 신뢰도와 직결됩니다
연말정산 분개는 단순히 숫자를 맞추는 작업을 넘어, 직원들의 소중한 세금을 다루는 중요한 업무입니다. 환급금을 제때 정확히 지급하고, 징수액을 투명하게 처리하는 것은 직원들에게 회사에 대한 신뢰를 주는 기본입니다.
특히 '예수금'과 '미수금' 계정의 흐름을 정확히 이해하고, '차감 납부(Offset)'의 원리만 깨우친다면 아무리 복잡한 연말정산 상황이 와도 두렵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정리해 드린 시나리오별 분개법을 책상 옆에 붙여두시고, 다가오는 연말정산 시즌을 칼퇴근과 함께 스마트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정확한 회계 처리는 결국 여러분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